오늘, 정켄슈타인 박사가 아들러스브룬에 남긴 상처가 마침내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어서 안도했다. 이곳 주민들도 비로소 평화를 되찾았고, 다시 한번 밝은 웃음과 빛이 거리를 채우고 있다. 마을에 다시 생기가 넘친다는 소식이 먼 곳까지 전해져, 다양한 여행자들도 찾아오고 있다. 아무래도 불운의 장이 마침내 끝난 것 같다.
하지만 솔직히 말해, 정켄슈타인과의 끔찍한 대면 이후 지속되었던 잠 못 이루는 밤이 다시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. 과거에 미치광이 박사가 복수를 하려던 날이 다시 가까워지자, 익숙한 공포가 내 심장을 조여왔다. 난 그 모든 게 과도한 상상력이 낳은 불길한 느낌일 뿐이라며 무시하려 한다. 이토록 근거 없는 걱정거리로 내 조언자들을 더 괴롭힐 수는 없으니까. 굳건하게 공포를 견뎌내는 것 또한 지도자가 짊어져야 할 짐이겠지.
어쨌든, 가을 축제를 준비하며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잠시나마 그런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 있다. 그러고 보니, 축제가 끝나면 경비병 중 한 명에게 성의 옛 구역에서 이상한 소음이 들리는 이유를 확인해 보라고 해야겠다. 또 쥐들이 몰려든 것만은 아니길!